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_ 하재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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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LLO / 작성일2025-03-2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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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작
어느 한 커플이 여자의 생일선물로 피피라는 치와와를 선물하고 얼마 가지 않아 둘은 헤어지게 되어 피피는 나에게 왔습니다. 나는 혼자 살고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강아지를 키우면 안 되는 조건이었지만 어느덧 피피를 인격화된 존재로 받아들이면서 내가 이제 강아지와 함께 살게 됐구나 하며 실감합니다. 사실 피피와 살기 시작했을 때는 나는 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나처럼 피피도 소유에 대한 개념이 있었고 고통을 피하고 싶어했고 두려움을 느꼈고 쾌락을 추구했습니다. 다른 종의 동물은 개별적 존재로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피피와 살면서 하나의 개체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공통점 찾기' 이후 내가 몰두했던 것은 피피의 과거와 미래였습니다. 피피의 과거보다 내가 더 자주 떠올리는 상황은 피피에게 생길지 모르는 최악의 미래, 실종이었습니다. 내가 유기견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이런 내용을 검색하면서였습니다. 나 사진을 제외한 모든 것에 무관심하던 내가 약간은 타자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해도 괜찮을 것입니다. 2013년 10월 뚱아저씨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유기견들을 또 다른 피피라고 여기는 것은 나의 감상주의이자 이기주의였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 이기심 때문에 유기견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나는 온라인에서 '뚱아저씨'라는 필명을 쓰는 사람을 알게 되고 한동안 팅커벨 입양센터에서 유기동물의 입양 공고문을 쓰고 뚱아저씨가 구조한 개들을 우리 집에서 임시 보호하는 일도 했습니다. 모든 타자가 내게 특별해진 존재만큼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서 그 깨달음과 일치되게 행동할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내가 피피와 완전히 다른 존재라면, 그것은 무엇에서 비롯하는 것인가? 나는 그 답을 어떤 장소들에서 찾으려고 했습니다. 내가 갔던 장보들은 "새끼 빼는 기계들"이 살고 있는 번식장이었고 "세상의 어떤 개도 팔 수 있다"는 경매장이었습니다. "버려진 개들의 마지막 정거장"이라는 공설 보호소였고 "죄 없는 무기수들의 감옥"이라는 사설 보호소였으며 "쓸모없어진 개들의 하수처리장"이라는 식용 개농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들이 알려준 피피와 나의 가장 큰 차이, 나를 피피와 구분 짓고 나를 나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에 대한 아무 비하도 멸시도 없이 말하건대 인간다움이었습니다.
새끼 빼는 기계들
유독가스로 가득 찬 번식장에 사는 개들은 모견이라 불리는 엄마 견과 종견이라 불리는 아빠 개입니다. 개들이 번식장으로 흘러오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번식장에서 태어나 펫숍으로 갔지만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해 되돌아온 강아지, 팔려가긴 했으나 버림받고 길거리를 헤매던 개, 혹은 누군가의 반려견이었다가 보호자의 사정으로 온라인이나 벼룩시장을 통해 무료 분양된 개가 이곳으로 흘러옵니다. 보호자가 없고 품종견이고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그 개는 언제든 번식장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개들은 강제교배를 당할 때와 출산 후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케이지에 갇혀 지내고 좁은 케이지 안에서 쉴 새 없이 좌우를 왔다 갔다 하는 개들이 있는가 하면 모든 것을 체념한 듯 꼼짝하지 않는 개도 있습니다. 새끼를 낳고 빼앗기는 일이 반복되면서 어미 개들은 미치광이가 되기도 합니다. 새끼를 못 가지는 모견, 교배를 못하는 종견, 육체와 정신이 완전히 망가진 개들은 아무 쓸모가 없어진 뒤에야 비로소 번식장을 벗어나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부는 바깥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번식 업자의 손을 벗어난 그들은 이제 도살업자의 손에 넘겨집니다. 번식장 주인에게 그들은 삶뿐 아니라 죽음까지도 돈이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강아지 공장이라고 부릅니다.
경매장은 어떤 개든 팔 수 있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게 경매장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새끼만 파는 게 아니고 모견, 종견, 그리고 한번 번식견이 되면 그런 식으로 이 번식장 저 번식장으로 떠돌아다니게 됩니다. 또 번식장을 하다 보면 출산능력이 떨어진 모견, 생식을 못 하게 된 종견, 늙은 개, 병든 개가 나오게 되면 이 사람들 표현으로 '폐견'안대 구 폐견조차 경매장에 데리고 가면 매물로 내놓을 수 있습니다. 우선은
아직 쓸 만하다며 모견 종견으로 내놔보고 안 팔리면 '우라통'으로 경매를 해서 상자에 다 때려 넣고 통째로 판다는 뜻입니다. 한 상자에 7만 원에서 10만 원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 폐견을 낙찰받아가는 사람이 누구냐면 개장수입니다. 그 사람들은 애들 데려가면 곧바로 죽이고 작업해서 개소줏집이나 개고기집에 납품합니다. 경매장은 애견숍 주인과 번식 업자만 오는 데가 아니고 육견 업자, 도살업자까지 전국에 개 만진다는 사람들은 죄도 몰려오는 곳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어떤 개도 팔 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작은 강아지만 찾는 사람들이 많아 두 달 어미젖을 먹고 와야 하지만 30일째 젖을 떼서 5일 동안 보충하고 35일째 이유식 시작해서 38일이나 39일, 늦어도 40일 전에는 경매장에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그 20일, 불과 3주 사이에 강아지들이 엄청나게 커버리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43조 '영업자의 준수사항'에서는 거래할 수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월령을 2개월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에 대한 제재는 미미하고 현실에서는 이 정도의 제재조차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강아지가 언제 태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번식업자뿐입니다. 2개월령인데 몸집이 작다고 주장하면 그 말의 진위여부를 어떻게 확인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곳이 경매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매장이 있기 때문에 불법 번식장이 난립할 수 있고 불법 번식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번식견이 저 모든 학대와 고통을 당하는 것입니다. 핵심 고리인 경매장이 없어지면 번식업자들은 그 많은 개들을 다 팔아먹을 재주가 없습니다. 불법 번식장이 이렇게 많이 생길 이유도 없습니다. 어떤 번식업자랑 이야기하다 보니까 그 사람들은 동물단체가 유기견 입양 보내는 것도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유기견이 죽어야 생산과 판매의 회전이 빠른데 동물단체가 자기들의 잠재적 고객을 빼앗아간다고 보는 겁니다.개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 동물복지에 대한 개념을 가진 사람이 확실한 규제 안에서 동물 생산업을 한다면 반대하지 않지만 이 일이 아무나 넘볼 수 없는 어려운
직업이 되어서 지금처럼 지탄받는 일이 아니라 존중받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귀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2017년 3월 20대 국회에서 동물 생산업을 허가제로 전환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아직도 갈길은 까마득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만도 시간이 참 많이 걸렸습니다.
죄 없는 사형수와 무기수들
아직 우리나라는 반려견을 키우기 전에 개에 대해 공부해야 된다는 인식 자체가 없습니다. 데려오면 예쁘고 귀여운 모습으로 착하게 있을 줄 알고 있습니다. 만약 문제가 생겨도 어떻게든 자기가 통제할 수 있을 줄 알지만 개에 대한 지식이 없는데 무슨 수로 컨트롤할 것인가? 잘못된 정보도 넘쳐납니다. 일본에서 동물행동학을 공부하고 한국을 왔는데 일본에서는 이미 십 년 전에 아무 소용없다고 판명된 강압적인 훈련법이 전파되고 있습니다. 서점에는 그런 훈련법에 관한 수많은 책이 있지만 개 훈련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견종마다 개체마다 다 다른데 획일적인 방법으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 훈련사라는 사람, 동물 애호가라는 사람, 개를 입양 보내는 사람, 개를 입양하는 사람, 개를 오래 키웠다는 사람, 그런 사람들 조자 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고 있기보단 자기감정에 따라 개들을 일관성 없이 키우고 개가 문제행동을 하게 되면 자기가 잘못 키운 줄은 모르고 개 탓을 하면서 갖다 버립니다. 이제 지금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의 현주소입니다. 유기견 문제를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생기는 거냐고 물을 때면 난감합니다. 개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으니까.
천안시 보호소 및 비영리 사단법인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 이경미 소장은 보호소 운영권을 따내고 나서 보호소의 유기동물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은 네 가지였습니다. 굶기지 않는 것, 공고 기간이 끝났다고 안락사하지 않는 것, 최선을 다해서 입양 보내는 것, 고통을 덜어 줄 수 없다면 빨리 안락사하는 것입니다. 보호소에서 해야 하는 최소한의 동물복지지만 우리나라의 지자체 위탁 보호소가 이걸 실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동물보호단체나 사설 보호소는 자신들이 구조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시보호소는 그럴 수 습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무조건 나가서 포획해야 하기 때문에 안락사를 안 하면 개체수 감당이 안됩니다. 천안 보호소에 입소하는 유기동물이 한 해 평균 1,500마리이지만 입양률을 80퍼센트가 넘습니다. 아프거나 다친 동물도 여력이 닿는 데까지 치료해서 입양을 보내고 수의사의 판단 아래 도무지 손도 써볼 수 없는 애들은 한 달에 한두건 정도 안락사를 합니다.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진정한 의미에서 안락사인 것입니다. 떠날 수밖에 없는 동물을 잘 보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공설 보호소가 버려진 개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들르는 마지막 정거장 같습니다. 안락사 없는 시보호소, 누적 입양률 85퍼센트, 참 좋은 것 같지만 종종 애들이 끝도 없이 밀려들어올 때면 혼잣말로 중얼거립니다.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시설을 흔히 보호소라 칭합니다. 그러나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을 맡긴 보호소와 민간이 운영하는 보호소는 전혀 다른 곳입니다. 사설 보호소는 단체가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주로 개인이 운영합니다. 사설보호소에는 보호소장이 직접 구조한 개뿐 아니라 개인 활동가가 구조했으나 입양자를 찾지 못한 개, 동물단체에서 오랫동안 입양을 보내지 못해 위탁한 개, 목숨은 건졌으나 모두가 외면해 버린 개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설 보호소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공설 보호소와 다릅니다. 첫째로 안락사를 하지 않고 이들은 동물보호에 뜻을 둔 이들이기에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개들을 마지막까지 보살피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는 보호에 대한 지침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지침이라고 있는 공설 보호소와 달리 서설 보호소는 법의 사각지대입니다. 정부는 전국의 몇 개의 사설보호소가 있는지, 개체수는 몇 마리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사설 보호소는 애니멀 호더, 즉 많은 수의 동물을 과다하게 사육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곳은 열악한 환경에서 개들을 방치하며 또 다른
학대의 장이 되기도 하고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개체수가 계속 늘어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극단적인 사례가 아닌, 관리가 잘되는 보호소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정부 지원은 물론 정기적인 후원자나 봉사자도 없이 소장 개인이 혼자서 수많은 유기동물을 감당하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외면해버린 개들의 자신조차 외면할 수 없다는 사명감이 이들의 유일한 버팀목인 셈입니다.
쓸모없어진 존재들의 하수처리장
30년 경력의 육견인 개농장 주인 김 씨, 개가 백 마리쯤 되고 욕심 안 부리고 작게 하고 있고 육견이랑 새끼 빼는 개는 따로 있다고 합니다. 일단 모견으로 이백 두 정도 키우면 일 년에 금세 천마리 만들어준다고 새끼 빼면 식당에 납품하기까지 8개월에서 10개월만 되면 잡을 수 있습니다. 키우면서 동시에 납품을 해야 하고 개를 사들이고 새끼를 빼고 팔아치우고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고 절대 사 오면 안 된다고 합니다. 면역력이 약해서 죽기 쉬워서 튼튼하고 종자 좋은 모견을 사서 새끼를 내야 마릿수가 빨리 는다고. 발바리들을 갖다 놓은 이유는 쪼깨만 한 것들이 맛있다고. 개 키우는 건 다른 짐승이랑 달리 돈이 안 들어간다고 합니다. 김 씨는 되려 돈을 받고 구청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한 달에 이백만 원은 번다고 합니다. 학교가 방학을 해버리면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병원, 식당, 이런 곳을 돌아다니면서 노력을 해야 된다고 합니다. 더운 날씨에는 금방 상하기 때문에 발효제를 섞으면 보름이 지나도 괜찮고 한 달이 지나도 괜찮다고 하지만 되도록이면 그렇게 안 하고 내가 좀 번거로워도 먹일 만큼 가져오고 이일을 하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합니다. 부지런하면 돈 많이 벌 수 있다고 소, 염소는 돈을 들여가면서 키우지만 개는 축산물에 안 들어가서 어떻게 잡든 법에 안 걸린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바로 여기서 개를 잡아서 식당으로
바로 넘겨야 중간에 거치는 것 없이 많이 남긴다고. 배터리 전기봉을 가져다가 개장 가서 바로 잡는 게 편하다고 합니다. 개들은 전기봉 갖다 대기만 해도 죽는다고 입에 확 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개는 시끄러운 짐승이라 민원이 안 들어가는 한갓진 곳에서 해야 하고 작업하면 똥물 핏물 흘려보내야 되는데 민원이 많이 들어오니 더더욱 한갓진 곳에서 해야 한다고 합니다. 수입은 이삼억은 앉아서 벌고 아무리 못 벌어도 한 달에 삼백은 번다고. 젊을 땐 더 많이 잡아서 돈을 완전히 쓸어 담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쉬엄쉬엄해서 이삼억 씩 번다고 하려면 야무지게 하라고 합니다. 어르신도 개고기 드세요?라는 물음에 "안 먹어" "왜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개식용 문제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개가 축산법에는 포함되면서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포함되지 않는 동물이라는 점입니다. 즉, 현행법은 개를 사육하는 것만 허용할 뿐 식품으로 도살, 유통, 판매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들어가지 않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은 국가의 관리와 통제를 벗어나 있는 것, 동물에게 투여하는 약물의 기준치와 휴약기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 유통 경로 확인을 할 수 없는 것, 안전과 위생을 담보할 수 없고 위해가 발생해도 추적할 수 없는 것을 먹는다는 의미입니다. 2017년 동물자유연대와 건국대학교 수의대가 전국 12개 지역의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총 93개의 개고기 표본으로 실시한 검사에 전체 93개 중 61개에서 8종의 항생제가 검출되고 항생제 잔류치는 축산물 기관에서 검사를 받는 소, 돼지, 닭보다 96배나 높았고 검출 빈도는 최대 496배나 높았다.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도 심각했습니다. 대장균을 비롯해 요로감염, 방광염 등의 원인균인 프로테우스 불가리스, 패혈증을 일으키는 연쇄상구균 등 다양한 세균이 표본에서 검출되었습니다.
영국은 무려 200여 년 전인 1822년 가축학대방지법을 통과시켰고 1824년에 동물학대방지협회를 창설했습니다. 미국은 1830년대에 최조의 동물학대방지법안은 가결했고 1866년에 첫 동물학대방지협회를 설립했습니다. 독일은 영국과 함께 가장 오래된 동물권리 운동의 역사를
가진 나라로, 동물권을 헌법에 명시하고 동물보호를 의무로 규정한 최초의 국가입니다. 한편 우리나라 최조의 동물단체인 한국동물보호협회가 설립된 것은 1991년입니다. 현존하는 단체 가운데 가장 오래된 동물학대방지연합은 1999년에 설립되고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동물단체인 동물자유연대, 카라, 케어는 2000년대 초반에 출범했습니다. 동물학대방지연합을 한국 동물보호 운동의 시초로 봤을 때 서구와 우리나라는 200년과 20년이란 시간차를 갖고 있습니다. 문화 상대주의가 윤리적 상대주의로 손쉽게 치환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개식용 논쟁과 동물권 운동에 덧씌워진, 한국과 서구의 문화 대립이라는 프레임을 우리 스스로 깨뜨려야 합니다. 그리하여 인간, 동물, 환경의 공존을 모색하는 윤리적 보편주의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떤 응답
나는 동물을 존중하는 일과 인간을 존중하는 일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것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동물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인간 중심주의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인간을 향한 반감에 매몰되어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위해 내가 만난 사람들은 한 가지 목적에 헌신하는 것이 다른 일에 무심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오히려 나는 "소는?" "돼지는?" "닭은?" "사람은?" "식물은?"이라고 끝없이 질문만 던지는 사람들이야말로 자신들의 질문 속에 있는 그 대상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아할 때가 많습니다.
동물이 대접받는 나라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인권 수준이 높고 권리와 복지가 보장되어 있는 나라들이 동물권과 동물복지를 실현하고 있는 상황은 우연이 아닙니다. 인권과 동물권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상관관계입니다. 마하트마 간디가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우리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말할 때 인간의 우월함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인간 중심주의를 강화해왔지만 굳이 인간과 동물이 다르다고 말해야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우리의 우월함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인간다움, 타자에 대한 책무를 확인하기 위해서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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